📌 딱딱하고 모난 얼음
내 안의 얼음은 언제나 각이 져 있었다.
언제 녹아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.
사람들에게 거절당할까 봐 얼음장처럼 차가워진 마음.
사람은 좋았다. 하지만 거부당하는 건 두려웠다.
사람 관계의 시작은 괜찮았다. 하지만 가까워질수록 멀어졌다.
정이 많았던 나는 상처도 깊었다.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랐다.
날카로운 모서리가 그대로 남아 있는 이 얼음에, 혹은 가까워져 닿게 된다면
나도, 상대방마저 다치게 하진 않을까?
내가 다가가지 못한 걸까?
아니면, 그들이 나를 피한 걸까?
📌 넌 정말 특이하고 독특해!
어릴 때부터 나는 늘 ‘특이하다’는 말을 들었다.
하지만 그 말이 칭찬이 아니었다는 걸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.
성인이 되고 나서야 알았으니까.
또래 친구들은 내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.
나는 언제나 '이상한 아이'였고, '독특한 애'였고,
그러다 결국 '혼자 남은 아이'가 되었다.
기회를 받아본 적도, 행동 교정을 받아본 적도 없이
어린 나는 그렇게 고립된 채 성인이 되었다.
20대 초중반,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.
일을 배우고, 사람들과 어울려야 했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다.
‘특이하고, 독특하다’는 이유로 여러 번 해고당했다.
"나는 정말 쓸모없는 인간인가?"
"나는 사회에서 필요 없는 사람인가?"
그리고 그 생각은 점점 더 깊어져 갔다.
📌 나는 왜 이럴까?
나는 나를 오랫동안 지독하게 미워했다.
유년기, 청소년기, 청년기까지 나는 늘 혼자였다.
나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.
"내가 남들이 싫어하는 더러운 먼지 같은 존재인가?"
"나는 남들보다 이상하고, 불필요하고, 존재할 이유조차 없는 사람인가?"
그렇게 생각하며 스스로를 몰아붙였다.
하지만,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.
"ADHD요? 선생님, 그게 뭔데요?"
진단 결과는 두 가지였다.
- 과다활동성 주의력 결핍 장애 (ADHD)
- 지속성 불안 우울증
그날, 나는 처음으로 나를 심연 깊숙이 들여다보았다.
그리고, 처음으로 나 자신을 마주했다.
ADHD의 특성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멀리했다.
나는 이해받지 못했고, 거절당했다.
그렇게 불안과 우울이 나를 잠식했다.
그러나, ADHD를 인정하는 순간부터 나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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